“생명의 소중함 모르면, 전쟁은 살육에 불과”|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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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비구니 군종법사 균재 스님

“참혹한 전쟁 상황선 인간성 필요

장병들에게 자비심 심어주고 싶어

법당서 보낸 시간이 좋은 기억 되길”

일요 법회 중인 균재 스님과 장병들. 균재 스님은 “전쟁은 생명과 정의, 자유를 파괴하는 집단에 맞서기 위한 것이기에 군과 군인은 생명의 소중함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담앤북스 제공

“장병들에게 ‘자비심’을 심어주고 싶지 말입니다.”

7일 경기 가평군 호국연호사에서 만난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군종법사 균재 스님(대위)은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2015년 임관한 그는 군내 2호 비구니 군종법사. 첫 번째 비구니 군종법사인 명법 스님은 지난해 대위로 만기 전역했다. 현재 군에는 균재 스님을 포함해 모두 7명(육군 5명, 공군 2명)의 비구니 군종법사가 있다.

―죽이지 않으면 죽는 게 전쟁인데 자비심이라니요.

“전쟁에서 윤리 이야기를 하니 엉뚱하게 들릴 수 있지 말입니다. 전장에서 적용하기 쉬운 일도 아니고요. 하지만 전쟁이라는 참혹한 상황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이 인간성과 생명의 소중함, 정의와 자유의 가치, 이런 정신입니다. 전쟁은 이런 것을 파괴하는 집단에 맞서기 위해 하는 것이고, 군인과 군대는 이것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요. 전쟁은 필연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행위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지 못하면 살육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매주 한 번씩 용사들과 ‘자비경’을 읽으며 남을 사랑하고 가엽게 여기는 마음을 길러주려고 하지요.”

―비구니 군종법사는 흔치 않은 선택인데요.

“2014년 여군 군종법사 제도가 생겼는데 전 그 다음 해에 임관했지 말입니다. 동국대 불교학과 재학 중에 여군 군종법사 선발 소식을 들었는데, 참선이나 공부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젊은 사람들을 만나 포교할 수 있다는 게 가장 마음을 끌었지요. 절에서는 대부분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밖을 보고 살 필요가 적고, 또 그러다 보니 좀 고여 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장병 상담도 많이 한다던데, 주로 어떤 고민이 많습니까.

“요즘 젊은이들이라고 기성세대와 고민거리가 크게 다르지는 않지 말입니다. 군 복무의 어려움, 인간관계 등등 비슷하지요. 고민 중에 뭘 하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게 많은데, 저는 그럴 때 이렇게 말해줍니다. 뭘 할지보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요. 그것 없이 무조건 뭘 해야 돈을 많이 벌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답이 안 나오고, 또 결정해도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고 말해주지요.”

―장병들이 다 MZ세대인데 좀 많이 다릅니까.

“하하하, 제가 처음 임관했을 때와는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지 말입니다. ‘초코파이 먹을래?’ 하고 주면 ‘제가 몸 만드는 중이어서 못 먹지 말입니다’라고 하니까요. 전에는 장교가 주면 싫더라도 먹거나 안 먹더라도 받아두긴 했거든요. 초코파이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핫도그나 꽈배기, 꿀떡 이런 걸 주로 주지요.”

―종교를 가리지 않고 요즘 신자가 줄고 있고, 불교도 마찬가지인데요.

“세상이 많이 변했는데 종교가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지 말입니다. 저희가 더 다가가도록 노력을 해야 하는데…. 저도 군종법사가 된 후 알게 됐는데, 대부분의 청년들은 미디어를 통해 스님을 만났지 직접 만난 적은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대화를 나누는 스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좋아하더군요. 저는 법회에 오는 장병들에게 ‘군복무 잘하고, 무사히 전역하고, 불자로 살지는 않더라도 법당에서 보낸 시간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전역하고도 찾아오는 장병들이 있는데, 그럴 땐 참 보람을 느끼지 말입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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