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이 80개 배역 연기 ‘뮤지컬 도미노’… 9·11 비극 속에 피어난 희망의 불시착|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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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컴프롬어웨이’ 국내 초연

정영주-남경주 등 배우 24명 참여

뮤지컬 ‘컴프롬어웨이’에서 이슬람교 신자, 동성 커플 등이 비행기 불시착으로 머물게 된 캐나다 소도시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함께 어울리고 있다. 쇼노트 제공뮤지컬 ‘컴프롬어웨이’에서 이슬람교 신자, 동성 커플 등이 비행기 불시착으로 머물게 된 캐나다 소도시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함께 어울리고 있다. 쇼노트 제공

“공연 110분간 관객은 무려 80여 개 배역을 만나게 됩니다. 배우들은 1인 다역을 소화해야 하니 무대 뒤에서도 긴장하죠. 저희끼리는 이 작품을 ‘뮤지컬 도미노’라 불러요. 한 명이 실수하면 모든 게 엉켜 버리거든요.”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5일 열린 뮤지컬 ‘컴프롬어웨이’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정영주가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컴프롬어웨이는 2001년 9·11테러 당시 캐나다 마을에 불시착한 승객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2017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돼 그해 토니상 최우수 연출상 등을 수상했다. BBCH홀에서 국내 초연 중인 이 작품에는 정영주와 남경주 최정원 신영숙 차지연 고창석 등 배우 24명이 참여했다.

작품은 9·11테러 당일 인구 1만 명의 소도시 캐나다 뉴펀들랜드 갠더에 수십 대의 비행기가 불시착하며 벌어진 일을 그렸다. 실제 당시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미국으로 향하던 항공기들을 긴급 우회시켰고, 갠더에는 총 6579명이 착륙해 6일간 머물렀다. 극작과 작사, 작곡을 맡은 아이린 샌코프와 데이비드 헤인이 테러 10주기에 갠더를 찾아 당시 불시착한 이들과 주민을 인터뷰하며 작품을 만들었다.

공연은 사회적 갈등이 끊이지 않는 오늘날에 따스함을 선사한다. “마을 하나가 통째로 들어온” 기막힌 상황임에도 갠더 주민들은 “욕조만 한 그릇에 따뜻한 음식을” 담아 주고, 사례금마저 손사래 치며 “비행기 사람들(Come From Away)”을 대가 없이 받아들인다. 1막 후반부의 국적이나 종교, 성별에 관계없이 다 함께 복닥거리며 춤추는 장면은 먹먹함을 준다.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12명의 배우가 80여 명에 가까운 배역을 나눠서 연기한다는 점이다. 남경주는 “모든 배우가 (평균적으로) 대여섯 배역을 맡아서 연기한다는 게 의미 있다”고 했다. 여성 파일럿 베벌리 역이 제복을 분홍색 조끼로 갈아입고 목소리를 발랄하게 바꾸면 갠더 학교의 선생님인 애넷 역이 되는 식이다. 오즈 역 등 10개에 달하는 최다 배역을 맡은 이정수는 “분량이 많든 적든 배역마다 동일한 부담감을 느낀다. 물 마실 시간조차 부족하다”며 웃었다. 다만 주요 배역 외엔 누가 누군지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아 다소 혼란스럽다.

대사 대부분이 노래로 이뤄졌음에도 서사가 소절마다 정교하게 담겨 매끄럽게 이어졌다. 만돌린, 바우런 등 켈트족 악기를 활용해 신비롭고 정겨운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구소영 음악감독은 “오래전 영국 어부와 선원들이 뉴펀들랜드에 이주해 오며 켈틱 음악이 유입된 후 전통음악으로 자리 잡았다. 서로 다른 존재를 수용하고 함께 살아가는 작품의 주제와 맞아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나 깊은 인상을 남기는 넘버가 없고, 번역을 거치며 가사의 마디당 단어량이 늘어나면서 전달력이 떨어진 점은 아쉽다.

“잃은 것을 애도하고 새롭게 찾아낸 것에 감사하자”는 후반부의 대사는 여운을 남긴다. 내년 2월 18일까지. 6만∼15만 원.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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