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등장과 北 세습통치의 미래[김상운의 빽투더퓨처]|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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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北 수령제 세습통치의 역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한에 핵 위협을 노골화하는 가운데 딸 주애와 주요 현장을 순시하는 장면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애가 후계자인지 여부를 둘러싸고 학계에서 논란이 벌어진 데 이어 지난달 국가정보원은 “현재로선 주애가 유력한 후계자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남성 중심의 북한 사회 속성상 주애를 후계자로 판단하는 건 성급하다고 한 기존 분석을 사실상 수정한 겁니다.

11살짜리 아이의 등장이 도대체 무슨 의미이기에 학계와 정부까지 나서 의미 분석에 여념이 없을까요. 북한의 수령제와 세습통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1990년대 중반 김정일이 주석직 승계를 3년간 미룬 것을 놓고 ‘북한 붕괴론’으로 잘못 해석한 것 같은 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2차대전 이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3대 세습통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보려면 김일성 집권기로 시계를 돌려봐야 합니다(정치학자 후안 린츠의 저서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 문헌을 참고했습니다.)

세습제 단초 제공한 ‘갑산파 숙청’

크게보기김정은이 지난해 11월 항공절을 맞아 딸 주애와 공군사령부에서 열린 축하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뉴스1

오래전 월남한 북한 출신 인사들의 공통된 증언 중 하나는 “1960년대 초반까지는 북한도 그럭저럭 살만했다”는 겁니다. 이른바 김일성 유일 지배체제가 확립되기 전이어서 사회적 다양성이 티끌이라도 남아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다는 얘기죠.

하지만 1967년 갑산파 숙청으로 김일성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정파가 모조리 제거되면서 정치·사회적 다양성은 사라지고, 경제는 침체일로를 걷게 됩니다. 갑산파 숙청은 주체사상 태동으로 이어져 세습제로 나아가는 단초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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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Juan J. Linz & Alfred Stephan <Problems of Democratic Transition and Consolidation>(1996·The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장달중 등 <현대 북한학 강의>(2013년·사회평론)
-김일평 등 <북한체제의 수립과정>(1991년·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북한연구학회 <북한의 정치>(2006년·경인문화사)
-북한연구학회 <김정은 시대의 정치와 외교>(2014년·한울아카데미)

“모든 해답은 역사 속에 있다.” 초 단위로 넘치는 온라인 뉴스 속에서 하나의 흐름을 잡기가 갈수록 어려워집니다. 역사를 깊이 들여다보면 연이은 뉴스들 사이에서 하나의 맥락이 보일 수 있습니다. 문화재, 학술 담당으로 역사 분야를 여러 해 취재한 기자가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뉴스를 분석하고,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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