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 관저에 한밤 택시 18대 호출, ‘없는 전화번호’로 불러… 용의자 추적|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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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건물 22년전 이름으로 불러

관저 검문소 통과하도록 설정

의도적 진입 노렸을 가능성 수사

5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머무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없는 번호’로 택시 18대가 호출돼 경찰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특히 용의자는 인근 건물의 22년 전 이름을 출발지로 입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면 정상적으로 호출했을 때와 달리 택시 경로가 관저 검문소를 통과하도록 설정되는 오류가 나타난다. 경찰은 호출자가 의도적으로 택시를 경호구역 내에 진입시키려 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용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반경 택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호출된 한 택시가 대통령 관저 1정문 검문소 앞으로 접근했다. 택시 운전사는 검문 직원의 제지로 멈춰 선 뒤 ‘인근 건물로 와달라는 호출을 받고 앱 내 내비게이션에 표시된 경로대로 운전해서 왔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로도 오전 4시 18분까지 5∼10분마다 해당 앱으로 호출된 택시 17대가 추가로 검문소로 접근했다. 경비대는 택시를 전부 돌려보내는 한편 관저 인근 경계를 강화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검문소 통과를 시도한 택시 18대는 전부 같은 앱 회원의 호출을 받고 대통령 관저 인근으로 왔다. 이 회원의 휴대전화 번호는 결번이었다. 이 앱은 해외 휴대전화로 가입했어도 이용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호출자가 택시를 부를 때 앱에 입력한 출발지가 ‘○○전문학교’였다는 점이다. 이는 검문소에서 북쪽으로 약 20m 떨어진 한 관서가 2002년까지 사용하던 옛 이름이다. 해당 관서의 현재 이름이나 주소를 출발지로 입력하면 택시는 대통령 관저 검문소를 거치지 않고 큰길가의 정문으로 안내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택시 앱이나 인터넷 지도에선 ‘○○전문학교’가 검색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유독 이 앱에서 ‘○○전문학교’를 입력하면 항상 경로가 검문소를 통과하게끔 잘못 설정된다. 또, 이 앱에선 가맹택시 전용 호출을 받으면 운전사가 승객의 위치를 모른 채 반드시 자체 내비게이션의 경로대로 운전해야 한다. ‘손님 가려 태우기’를 막기 위해서다.

경찰은 택시 호출자를 택시 운전사 등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수사 중이다. 용의자가 확인되면 택시 앱 경로 설정상의 오류와 가맹택시의 특성을 알고 관저 진입을 노린 것인지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대통령 관저에 진입하려 한 것인지, 검문소의 혼란을 틈타 다른 일을 벌이려 한 건지 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 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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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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