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경 화재 공장, 면적기준 못미쳐 ‘중점관리’서 빠졌다|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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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면적 3만㎡ 넘어야 관리 대상

샌드위치 패널-식용유는 고려 안돼

“위험건물 기준 다시 세워야” 지적

지난달 31일 화재로 무너져 소방관 2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문경시의 A 식품공장 건물은 관할 소방서의 중점 점검 대상에 들지 않았던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면적이 기준보다 작다는 이유에서다. A 공장에 4t이 넘는 식용유가 저장된 데다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져 실제 화재가 폭발과 붕괴로 이어졌던 걸 고려하면, ‘위험 건물’의 기준을 다시 세우고 건물 관리자의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 소방서는 화재예방법에 따라 심의를 거쳐 다수의 인명 및 재산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시설을 ‘화재 안전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한다. 여기에 포함되면 매년 각 소방서에서 세운 화재 안전 시행 계획에 따라 화재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하고, 소방특별조사나 점검을 받기도 한다.

A 공장은 화재 안전 중점관리대상이 아니었다. 공장과 창고의 경우 관련 소방청 예규에 따라 연면적 3만 ㎡ 이상인 대형 건물 중에서 화재 안전 중점관리대상을 지정하기 때문이다. A 공장은 4000㎡에 불과해 심의에도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A 공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주문 증가에 대비해 식용유를 4.5t가량(소방 추정) 쌓아둔 상태였다. 바닥 마감재도 인화성 물질인 에폭시 소재였다. 화재 시에 대형 참사로 이어질 위험이 컸다는 얘기다.

따라서 화재 안전 중점관리대상 심의에 올릴 건물을 정할 땐 면적만 따질 게 아니라 실제 대형 화재의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정교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험물 저장 여부와 건물 구조, 소방서와의 거리, 건물의 복잡도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화재 안전 중점관리대상을 무작정 확대할 경우 오히려 한정된 조사 인력이 분산돼 부실 점검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건물 관리자 책임을 강화하자는 대안이 제기된다.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전 전남소방본부장)는 “건물 특성에 따른 화재 위험을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보급하고, 여기서 위험군에 해당하는 건물은 관리자를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처럼 강한 책임을 부여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단독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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