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압승…뚝 떨어진 투표율에 본선 경쟁력은 우려|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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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은요?”

3일(현지 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민주당 첫 공식 경선인 프라이머리(예비선거)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압도적인 승리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승리 축하 행사에서 연설하던 짐 클라이번 민주당 원내부대표에게 전화해 제일 먼저 투표율부터 물어봤다고 한다.

민주당 내에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는 명약관화했지만, 이날 예비선거가 역대 가장 낮은 투표율로 알려지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을 ‘본선 경쟁력’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90%가 넘는 지지율을 확인한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고령의 나이 등 당 안팎에서 제기된 우려를 이번 선거를 계기로 어느 정도 잠재웠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 흑인 표심 결집에 ‘쉬운 승리’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 50분(현지시간) 현재 개표율 99% 기준으로 96.2%를 득표했다.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 후보와 민주당 딘 필립스 하원의원은 각각 2.1%와 1.7%를 득표하는 데 그쳐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배정된 55명의 대의원을 독차지하게 됐다. 민주당 경선 승리엔 최소 대의원 1968명의 확보가 필요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개표 초기부터 승리가 확정되자, 소셜미디어에 “여러분이 우리를 다시 대선 승리로, 트럼프를 다시 패배자로 만드는 길에 올려놨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가 미국을 분열하고 퇴행시키려고 결심한 극단적이고 위험한 목소리를 이끌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내버려 둘 수 없다”고 했다. 사실상 ‘비공식 경선’으로 치러진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득표율 63.8%로 승리한 데 이어, 첫 공식 경선에선 압도적 득표율로 승리하자 11월 대선의 라이벌인 반(反)트럼프 결집을 분명하게 촉구한 것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압승은 이미 예견된 승리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드라마는 없었다”며 “예상대로 강력한 결과를 얻어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먼저 경선을 가진 것은 올해가 처음. 민주당은 그동안 아이오와에서 첫 코커스(당원대회), 뉴햄프셔에서 첫 프라이머리를 개최했왔다. 하지만 백인 구성이 압도적인 아이오와나 뉴햄프셔 대신 흑인 비중이 26%가량인 사우스캐롤라이나가 “미 인종 분포를 제대로 반영한다”며 경선 순서를 바꿨다.

CNN방송은 “(경선 순서 변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게 충실한 유권자층에게 구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선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 결집 현상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민주당은 “5만1710명이 사전투표에 나서 2020년 경선보다 33% 줄었지만 흑인 유권자들의 사전투표 참여는 오히려 13% 늘었다”고 밝혔다.

● ‘최저 투표율’에 경쟁력 우려 여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재선 가도의 발판을 마련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본격적으로 본선 준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날 오전 정치적 고향인 델러웨어에 문을 연 재선 캠프 사무소를 찾은 그는 “트럼프는 2020년보다 더 나빠졌다”며 “(대선 승리는) 단지 선거운동이 아니라 우리가 받은 미션”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4일 그래미 시상식에 낙태권에 대한 TV광고를 내보내는 등 트럼프를 겨냥한 공세를 한층 강화할 태세다.

하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투표율이 뚝 떨어진 건 바이든 대통령에게 적잖은 과제를 안기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경선 투표자는 13만1000여명에 그쳤다. 이는 2020년 경선(54만 명)과 비교해 4분의 1수준인 것은 물론, 사우스캐롤라이나가 코커스에서 프라이머리로 전환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바이든 대 트럼프’ 본선 구도가 조기화되며 흥행에 실패한 것도 한 가지 이유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유색인종과 청년층의 실망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반트럼프 정서’를 어떻게 투표율과 연결시킬지가 앞으로 가장 중요한 숙제다. 통상적인 재선과 달리, 바이든 측은 이번 대선은 트럼프에 대한 찬반투표로 이끌고 가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흑인과 청년층 지지가 2020년보다 낮아져 본선 경쟁력을 낙관하기 어렵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유권자들이 왜 투표장에 나서야 하는지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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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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