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합병 문제 삼았던 엘리엇 주장 근거 잃어… ISD 영향줄듯”|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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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회계부정 1심 전부 무죄]

엘리엇, 국정농단 판결 인용 승소

정부 1400억 배상 취소소송에 도움

법원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 전현직 임직원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하면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해 7월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약 1400억 원을 배상하라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앞서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가 국민연금 의사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7억7000만 달러의 손해를 입었다며 ISD를 제기했고, 이 회장의 확정 판결 등을 근거로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은 이 회장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그 과정에서 승계 작업을 돕기 위해 대통령 권한을 사용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결했다. 사실상 엘리엇의 논리에 힘을 싣는 판결이었던 것이다. 이에 엘리엇 측은 “정부 관료와 재벌 간의 유착 관계로 소수 주주들이 손실을 입었다는 건 검찰 수사 및 형사 절차를 통해 이미 입증된 바”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 회장의 무죄 판결을 계기로 현재 진행 중인 취소소송에선 한국 정부가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이 “합병 과정에서 주주의 이익이 도외시된 바 없고,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 및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만큼 엘리엣의 주장을 무력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지난해 7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ISD 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며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하는 일부 위법이 있었다고 해서 엘리엇에 돈을 물어줄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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