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가스 값 하락, 한전 ‘적자 터널’ 끝 보인다…누적적자 해소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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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석탄, 가스 등 에너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한국전력이 올해는 적자 터널을 뚫고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원가 절감을 통해 추가 적자는 방지할 수 있지만 이미 쌓인 45조 적자 해소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에너지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누적 적자가 약 45조원에 달하는 한전은 그동안 전기요금 인상과 원자재 값 하락 등에 힘입어 올해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올해 한전의 영업이익은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석유와 석탄, LNG(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최대 8배가량 치솟으면서 한전은 본격 적자 늪에 빠졌다. 전력 생산을 위해 수입하고 있는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지만, 정부가 소매 전기요금을 동결 또는 소폭 인상으로 제한하면서 이른바 ‘요금 역마진 구조’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전은 2021년 5조8465억원, 2022년 32조6552억원 등 창사 이래 처음으로 천문학적인 ‘적자 늪’에 빠졌다. 이달 말 한전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지난해에는 5조7천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분기별로 보면, 최근 3년 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한전은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조9966억원의 깜짝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4분기도 5천억원 안팎 흑자가 예상된다. 적자 기록 이후 10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셈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는 듯 최근 한전 주가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한전 주가의 종가는 2만2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만6000원대에서 최저점을 찍은 후 약 20% 이상 상승한 셈이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유럽발(發) 에너지 위기가 다소 잠잠해지며 석탄과 LNG 등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현 정부 들어 전기요금을 40%가량 인상한 효과가 겹치면서 일단 상대적으로 올해 전망은 밝은 편이다.  
실제로 새해 들어서도 원자재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무역수지도 대폭 개선되는 양상이다.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액의 경우, 지난해 1월엔 158억달러에 달했지만, 올해 1월에는 132억달러에 불과했다. 지난해와 올해 사용량에선 큰 변동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분야에서만 수입액이 약 26억달러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개별 원자재 가격도 가스는 41.9%, 석탄은 8.2% 등 각각 전년 대비 감소했다. 동북아시아 LNG 시장 기준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 현물 가격은 백만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양)당 지난해 1월초에는 19달러대를 기록했다. 지난 2일 기준 9.4달러로 전년 동절기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45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 해소까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흑자 전환에 성공하더라도 그동안 쌓인 적자를 줄이기 위해선 전기요금의 소폭 인상 또는 동결 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학과 교수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누적 적자로 인해 한전이 내는 이자 비용만 연간 1조원이 넘는다”며 “누적 적자를 줄여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도 “송전망 투자를 위한 한전의 자금력 확보를 위해선 당장 요금을 내리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장기적으론 에너지 원자재 가격의 등락에 따라 소매 요금이 연동되는 ‘원가주의’를 철저히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당장은 한전이 손해일지 몰라도 원자재 하락시에 소매 전기요금을 조금 내리면, 향후 석탄이나 가스가 폭등할 때 요금 인상을 단행할 명분이 된다”며 “장기적 관점에선 전기요금도 주유소 휘발유 가격처럼 등락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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