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꼬인 이준석…류호정‧배복주 밀고, 김종인 당기고

|

[ad_1]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 윤창원 기자
개혁신당을 통해 제3지대 세력의 통합을 주도한 이준석 공동대표가 속앓이를 겪고 있다. 통합 전의 구상과 후의 상황이 미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계획은 자신만의 ‘넥스트스텝’을 만드는 것이었다.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노원구의 식당 ‘마포참숯불갈비’에서 탈당을 선언하며 “국민의힘에서 제가 갖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했었고, “비상상태에 놓인 것은 당이 아니고 대한민국이다. 변화가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없다”고 명분을 내세웠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저만의 ‘NeXTSTEP(넥스트스텝)’을 걷겠다. 변화와 승리에 대한 확신을 두고 이 길을 즐겁게 걷겠다”고 강조했었다. 이때 넥스트스텝은 애플사의 공동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가 경영 싸움에서 밀려 애플에서 쫓겨났을 때 설립했던 회사 ‘NeXT(넥스트)’가 개발한 운영체제(OS)의 이름이다. 애플은 실적이 떨어지자 넥스트를 인수했고, 복귀한 스티브 잡스가 기존 운영진을 축출해 최고경영자(CEO)가 된 바 있다.
 
결국 이 공동대표가 꿈꿨던 신당과 국민의힘의 관계는 넥스트와 애플의 관계였던 셈이다. 국민의힘 바깥에서 힘을 길러 정당 간 인수합병(M&A)을 유도하는 ‘스타트업식 창당’을 모색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 신당의 모습은 국민의힘이 탐을 내거나, 적어도 국민의힘을 못 견뎌 탈당하는 사람들의 기착지가 돼 있어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굴러가고 있지 않다.
 
이 공동대표는 15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 개혁신당의 주류 시각은 (통합 전) 개혁신당 당원들의 생각이라고 봐야 한다”며 “통합 전 개혁신당 당원들의 지지 강도가 센 편이었기 때문에 통합 전 지지율에서도 우리가 조금이나마 우위에 있었던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류호정 전 의원. 윤창원 기자류호정 전 의원. 윤창원 기자
그러면서 정의당 출신의 류호정 전 의원과 배복주 전 부대표 등과 거리를 두는 발언을 했다. 이 공동대표는 “합당 과정에서 류 전 의원이 개혁신당 당원이 된 것이지, 류 전 의원의 사상이나 정책이 아주 좋아서 영입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류 전 의원이 개혁신당에서 주류적 위치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배 전 부대표에 대해선 “개별 인사의 입당을 막을 수는 없지만, 법적 대표인 내 권한 내에서 공직 후보자 추천이나 당직 임명 등의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류 전 의원과 배 전 부대표는 각각 ‘페미니즘’과 ‘전장연’이란 두 키워드에서 이 공동대표가 걸어온 길과 상충한다. 최근 개혁신당 기존 당원들의 통합 후 이탈을 의식해 이를 막아보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배 전 부대표는 지난 13일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애·여성 인권활동가로서 활동해온 만큼 이 정체성으로 비례대표가 되어 정책과 법을 만들고 싶은 각오가 있다”고 말했고, “첨예한 공간에서 다정하게 설득하고 뜨겁게 수용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는 이 공동대표가 “공천을 주거나 당직을 맡길 수 없다”고 한 것과는 정면으로 부딪치고, 오히려 배 전 부대표 쪽에서 “이 공동대표를 설득하고 수용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창원 기자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창원 기자
이런 가운데 개혁신당의 공천관리위원장 후보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론된다. 이 공동대표로선 ‘정치적 멘토’라고 소개하는 김 전 위원장이 당에 합류할 경우 위태로운 상황에서 ‘천군만마’와 같은 조력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 측에선 다시 또 다른 인물을 문제 삼았다. 정의당 출신 인사들이 아니라, 이낙연 공동대표(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걸림돌로 지목했다. “세를 불리기 위해 통합을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이 전 대표만은 제외했어야 했다”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줄곧 이낙연 공동대표의 제3지대 신당 합류에 반대해왔다. 그는 최근 합류 여부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말한 바도 있다.
 
이번엔 정치적 정체성보다 전략상의 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준석 공동대표의 앞길은 국민의힘‧윤석열 정부와 경쟁하는 관계여야 열리는 반면, 이낙연 공동대표와 손을 잡게 되면서 민주당‧이재명 대표와 경쟁하는 당이 됐다는 것이다.

[ad_2]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