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무죄’ 왜? 檢 결정적 증거 “불인정 불인정 불인정…”|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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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2.5.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6)이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지 3년5개월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데에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공장 바닥에 숨은 주요 증거들이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지귀연 박정길)는 5일 자본시장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 등 14명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하기에 앞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능력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2020년 9월 이 사건 기소에 앞서 검찰은 이 회장 등 삼성그룹 관계자, 외부 자문사, 주주·투자자, 관련 전문가 등 약 300명에 대해 860회 상당 조사와 면담을 진행했다. 또 각종 서버·PC 등에서 2270만건의 디지털 자료를 선별해 압수·분석했다. 그 용량만 23.7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삼성 임직원들의 삼바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 혐의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바와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삼바 공장 바닥과 에피스 직원 집 창고 등에서 은닉된 다량의 서버와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해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이 중에는 2011~2012년 삼바·에스피 설립 당시부터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및 삼바 회계처리 시점까지 정황을 파악할 수 있는 다수 삼성 내부 문건과 이메일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이 사건의 핵심 증거로 봤다.

이에 대해 법원은 삼바 압수수색을 통해 얻어낸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자료들은 증거은닉죄 대상이 된 서버들”이라며 “증거은닉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가 저장된 전자정보가 임의 제출된 경우 수사기관은 복제·출력을 거쳐야 하고 혐의 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하는데 검찰은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바 압수수색은 위법하고 이처럼 위법하게 취득된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며 “또 2차 증거들도 모두 유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실차장 휴대전화 추출 문자메시지, 박모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PG) 녹음파일 등에 대해서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 피고인들의 부동의 등을 이유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봤다.

단, 2014년 모 회계법인을 압수수색 하면서 취득한 조모씨 노트북에 대해서만 절차상 위반에 해당하나 증거능력으로 배제할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요컨대 법원은 이 회장 삼성그룹 승계작업 일환으로 미래전략실(미전실) 주도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합병이 이뤄졌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이 사건 합병을 미전실이 사전에 전략적으로 결정한 거라는 증거는 부족하다”며 “미전실이 (두 회사 합병) 검토 과정에서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의도적으로 손해를 가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이 회장 승계계획안으로 알려진 ‘프로젝트-G’ 문건 관련해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따르면 각 계열사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합리적인 사업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한 일”이라며 “이 문건은 미전실 자금파트에서 개별적으로 검토해 온 다양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과 관련 삼성그룹 지배구조 강화를 검토한 종합보고서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문건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 검토가 대주주(이 회장) 이익에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것과 관련한 승계 문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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