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대법원 판결까지 또 4년?…검찰, 1심 무죄 판결에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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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 농단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데 이어 이재용 삼성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1심 무죄 판결에 대해서도 항소했다. 유·무죄 판단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항소심으로 이어지면서 이 회장과 삼성의 ‘사법 리스크’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법조계에선 이번 사건의 무죄 선고가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 사실오인·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 부정과 부정거래 행위에 대한 증거 판단, 사실인정 및 법리 판단에 관해 1심판결과 견해차가 크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특히 “앞서 그룹 지배권 ‘승계 작업’을 인정한 법원 판결과도 배치되는 점이 다수 있어 사실인정 및 법령해석의 통일을 기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항소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이에 앞서 2020년 6월 이 회장의 신청으로 소집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 중단·불기소를 권고했으나 검찰은 죄책을 물을 필요가 있다며 기소를 강행했다.

 

기소 3년 5개월 만인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이 회장의 19개 혐의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이렇게 완패하는 사건은 흔치 않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 및 지배력 강화만을 유일한 목적으로 삼아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봤다.

 

그러나 검찰은 내부적으로 1심 판단에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만큼 2심 판단을 다시 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1심 판결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심리가 진행된 만큼, 항소심에서는 공판준비기일부터 주요 쟁점과 법리를 중심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판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검찰의 항소를 놓고 법조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취임할 때 “무죄 사건에 대해 기계적 항소를 지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리한 항소를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 “검찰의 항소가 지나치게 기계적”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일 출국을 위해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검찰의 항소로 삼성은 총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돼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감을 한 동안 미뤄야한다. 

 

이 회장은 그동안 총 107차례 재판에서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96차례 법정에 출석했다. 국정농단 사건까지 더해 햇수로 9년째 사법리스크로 꼼짝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대규모 인수·합병(M&A)도 하지 못한 채 정체를 겪었다. 반도체와 휴대전화의 시장 지배력도 약해졌다. 

 

각 국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경쟁사들이 삼성의 입지를 흔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삼성은 세계 반도체 1위 기업 자리를 인텔에 뺏겼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경쟁사인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 항소로 대법원 판결까지 다시 3∼4년은 더 걸릴 것”이라며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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