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테러지원국 지정한 美 “한국 외교결정 존중”|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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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외교관계의 성격(nature)를 결정할 주권이 있다.”
미국 국무부는 14일(현지 시간) 한국과 쿠바의 수교에 대해 한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쿠바 수교는 극비리에 전격적으로 급물살을 타 미국에도 수교 12시간 전에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환영한다’와 같은 적극적인 표현 대신 다소 원칙적인 답변으로 갈음했다. 이는 미국이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최근 추세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굳건하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오랜 앙숙 관계인 쿠바는 유엔 무대에서 곧잘 북한과 중국, 러시아 편에 서는 몇 안 되는 국가다. 2022년 유엔총회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결의안이 채택될 때 쿠바는 기권한 바 있다. 
미국은 1959년 쿠바 혁명 직후인 1961년 쿠바와 단교했다. 2015년 7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재수교를 맺고 테러지원국 지정도 해제하며 화해 무드가 조성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쿠바가 콜롬비아 반군 등에게 은신처를 제공한다”며 비난 수위를 높이며 양국 관계는 또 다시 경색됐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종료를 8일 앞둔 2021년 1월 12일에 쿠바를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이 한-쿠바 수교에 공개적으로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쿠바가 중국 편향으로 기울기보단 한국과도 친교를 맺는 게 미국에 나쁠 게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지정학적으로 코밑에 있는 쿠바가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중국과 급격하게 가까워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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