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2개홀 강행군 끝에 우승한 테일러|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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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피닉스오픈, 악천후로 순연

3타 앞선 호프먼에 막판 추격성공

마지막 6개홀서 버디 5개로 대역전

매년 2월 미국 애리조나주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WM 피닉스오픈은 음주와 고성방가가 허락돼 ‘골프 해방구’로 불린다. 하지만 올해 대회는 여러모로 선을 넘는 장면들이 많았다. 한 갤러리는 웃통을 벗은 채 경기 중인 벙커에 드러누웠다. 술에 취해 관중석에서 추락한 갤러리도 있었다. 대회 주최 측은 급기야 3라운드가 열린 11일 알코올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골프장 출입구를 막아 버리기도 했다. 날씨까지 좋지 않아 대부분의 상위권 선수가 3라운드를 채 마치지 못했다.

이 모든 난관을 뚫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캐나다 출신의 닉 테일러(36·사진)였다.

테일러는 12일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 합계 21언더파 263타를 적어낸 테일러는 찰리 호프먼(48·미국)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2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길었던 승부를 마무리했다. 개인 통산 4승째로 우승 상금은 158만4000달러(약 21억1000만 원)다.

집념의 승리였다. 악천후로 3라운드 6번홀까지만 소화했던 테일러는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전 잔여 12개 홀을 마친 뒤 오후에 4라운드 18개 홀을 돌았다. 연장전 2개 홀까지 더하면 이날 하루에만 32개 홀을 뛴 셈이다.

테일러는 최종 라운드 한때 호프먼에게 3타 차로 뒤져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4라운드 마지막 4개 홀에서 3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극적으로 연장전에 돌입한 데 이어 연장 1, 2번째 홀에서도 모두 버디를 잡았다. 마지막 6개 홀에서 무려 5개의 버디를 기록한 것. 연장 2번째 홀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3.5m 버디를 성공시킨 후 테일러는 “힘들었지만 꿈같은 마무리였다. 정말 필요한 때에 퍼트가 잘 들어가 줬다”고 말했다. 테일러는 직전 우승이었던 지난해 6월 RBC 캐나다오픈에서는 4차 연장 끝에 22m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한 바 있다.

한국 선수 중에선 김시우가 공동 12위(12언더파 272타)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김주형은 공동 17위(10언더파 274타), 김성현은 공동 28위(8언더파 276타)에 자리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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