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노화 연구’ 사우디 年1조 퍼붓는데… 50억 예산중 40% 깎인 韓|동아일보

|


정부출연硏-대학-바이오기업 모인

국내 유일의 대규모 항노화연구단

“성과 낼 3년차에 연구 중단할 판”

노화치료제 시장 2031년 3조원 예상

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급증하며 노화를 늦추는 ‘항노화’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이 항노화 연구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국내 유일의 대규모 노화연구단은 올해 예산 삭감을 통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기에 오히려 항노화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14일 과학계에 따르면 정부출연연구소 및 대학, 바이오 기업 등으로 구성된 노화치료융합연구단의 올해 예산이 작년에 비해 40% 가까이 삭감됐다. 이 연구단은 당초 2022년부터 2027년까지 6년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매년 50억 원을 지원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이 큰 폭으로 삭감되며, 이 연구단 역시 38.5% 삭감된 30억7200만 원으로 예산이 책정됐다. 기존 예산의 절반이 박사후연구원 및 학생연구원의 인건비로 사용되고 있어 사실상 항노화 연구는 중단 위기라는 설명이다. 연구단 관계자는 “2022년부터 예산을 받기 시작해 올해 3년 차”라며 “연구 준비만 다 해놓고 정작 성과를 내야 할 시기에 연구를 중단하게 생겼다”고 했다.

이 연구단은 노화 진단, 노화 치료, 노화 지연 등 항노화와 관련된 종합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노화 치료 분야의 경우 노화로 인해 근육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을 개선할 수 있는 유전자와 단백질을 발굴하고 있다. 학계 전문가는 “기대수명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반면에 건강수명은 그렇지 못하다”며 “그만큼 아픈 상태로 사는 기간이 늘어나는 것이기에 항노화 연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대수명은 지금 태어난 출생자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연수를 뜻하고, 건강수명은 여기서 질병이나 장애를 가진 기간을 제외한 수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2022년 기준 82.7세이지만 건강수명은 65.8세로 16.9년이나 차이 난다. 10년 전인 2012년과 비교하면 기대수명(80.87세)은 1.83세 늘었지만 건강수명(65.7세)은 0.1세밖에 늘지 않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한 ‘항노화 치료제’의 시장 규모는 2031년 24억7454만 달러(약 3조28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은 이 시장을 선점하고, 고령자가 질병으로 지출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항노화 연구에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총예산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44억12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중국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NSFC)는 장기 노화 및 재생 조절 관련 연구에 2018년부터 5년간 2억5816만 위안(약 475억 원)을 투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사우디 왕명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 단체인 ‘헤볼루션 재단’이 매년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노화 연구 및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