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사업비만 1조8000억원 규모인 경기 김포시 한강시네폴리스 산업단지 조성사업에서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무명회사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민간사업자는 인센티브 지급조건을 부당하게 변경하는 등 방법으로 259억여원의 손해를 초래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사업을 관리하는 김포도시관리공사가 지도·감독이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감사원이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참여 부동산개발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문제를 포함해 위법·부당 업무처리 관련자 15명에 대해서는 소속기관에 징계, 주의를 요구하고 민간참여자들이 수익한 특혜금액 259억여원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한 수분양자들에게 부당 전가된 분양금액 31억여원은 반환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하고, 범죄혐의가 있는 전·현직 공직자 등 5명, 민간사업자 5명에 대해서는 지난해 3~4월 검찰에 수사요청을 실시했다.

감사결과 한 무명회사가 한강시네폴리스 사업에서 우량건설사 협성건설을 허위로 내세운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높은 점수로 선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은행 직원 A씨, IBK투자증권 직원 B씨는 알고 지내던 건설사업자 C와 사업참여를 결정하고, C씨가 신설한 회사D 등과 IBK-협성건설 컨소시엄 을 구성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응모했다.

컨소시엄 대표사를 D로 하기로 합의하고도 사업계획서에는 우량한 건설사를 내세워 허위로 작성·제출, 대표사의 신용등급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원래대로라면 탈락했을 공모에서 선정된 것이다.

김포도시관리공사는 지분 20%를 출자해 해당 컨소시엄과 합동으로 사업시행자인 PFV를 구성하고 D는 자산관리 등 PFV 업무 일체를 위탁받았다.

C씨는 불필요한 인센티브(총 209억원)를 지급받거나 D의 합의금을 대위변제(총 147억원) 시키고, 분양대행, 프로젝트관리·연구용역 등 PFV에 불리한 계약들을 본인 소유 회사들과 체결하도록 추진했다.

PFV의 이사인 공사 직원(2명), 중소기업은행 A씨, IBK투자증권 B씨, C씨의 이종사촌 등은 면밀한 검토 없이 위 계약 등에 동의해 PFV에 총 259억여원의 손해를 초래했다.공사는 PFV에 대한 지도·감독에 소홀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3월 감사 과정 중 A, B, C씨와 PFV 이사 2명 등을 검찰에 수사요청했으며 김포도시관리공사에는 총 259억여원에 대해서는 관련된 사람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중소기업은행장, IBK투자증권 사장에게 앞으로 개발사업 공모에 당선되기 위해 사실과 다르게 기재한 사업계획서 등을 작성·제출해 관계기관을 기망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 요구하고, 관련자에 대해선 문책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정하영 전 김포시장이 다른 개발사업인 감정4지구사업 관련해서 공사 간부 등에게 사직을 요구하고 직원들에게 업무중단을 지시하는 등 직권남용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 3월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정4지구 사업에서 위법부당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개인 비위 혐의가 발견돼 수사요청한 것”이라며 “검찰에서 수사를 통해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감사원은 의왕시 의왕테크노파크 산업단지 조성사업에서 공모 요건에 미달된 민간참여자를 선정한 후 물류시설용지를 공급하고, 분양가격 총 31억여원을 과다 산정해 입주기업에 전가한 사실을 발견했다.

감사원은 의왕시에 앞으로 민간참여자 선정 등 개발사업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요구하고, 물류시설용지 입주계약을 해지하고 분양대금을 입주기업에 반환하도록 통보하며 관련자(6명)를 징계 및 주의요구했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는 2021년 성남시의 대장동 택지개발사업, 백현동 공동주택 건설사업 등에 대한 국민적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그동안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해온 부동산개발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 필요성이 제기돼 마련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