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애치슨 라인’ 연상시키는 트럼프 발언…말로 동맹안보 흔들어”|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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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1월 애치슨 당시 美국무 “韓 제외 ‘방어 경계선’” 설명 5개월 뒤 北 침공
“미국의 태평양 방어선은 (알래스카주 인근) 알류샨 열도, 일본 본토, 일본 남부 오키나와, 필리핀을 연결한다.”

1950년 1월 딘 애치슨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워싱턴의 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당시 아시아에서 옛 소련을 저지하는 데 주력했던 애치슨 장관은 “이 방어선 밖의 지역이 침략 당했을 때 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미온적인 나토 회원국에 “러시아가 침공하도록 독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뉴욕타임스는 ‘애치슨 라인’과 같은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한반도를 미국의 극동 방어 대상으로 명시하지 않았던 당시 애치슨 장관의 발언은 한반도에 유사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주변국에 확산시켰다. 실제 5개월 후 북한이 한국을 침공해 6·25전쟁이 발발했다. 이 발언이 전쟁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지금까지 나오는 이유다.

NYT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애치슨 라인’과 같은 격이라고 평가한 것은 미국이 굳이 동맹국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를 줄이거나, 군사 지원을 중단하지 않아도 말 한마디로 동맹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옛 소련의 영토였던 폴란드 등 동유럽 주요국, 발트해 3국 등을 언제든 침공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BBC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이 동맹을 지키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오산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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